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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공룡 발아래 잠든 숲속의 공주

NEW [칼럼] 공룡 발아래 잠든 숲속의 공주

  • 홍보실
  • 2024-03-21
  • 215

[김홍표, 약학대학 교수]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다. 지칭개와 꽃다지가 일제히 솟구치는 걸 보면 말이다. 봄날 낮 시간은 점점 길어질 것이다. 반대로 밤은 짧아진다. 자고 깨는 시간을 관장하는 일주기 시계가 빛의 장단에 맞춰졌다면 인간은 겨울보다 여름에 좀 적게 자도 괜찮을까?

불규칙한 수면 유형을 보인 환자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답은 ‘그렇다’이다. 독일 베를린 수면클리닉 연구 책임자인 디터 쿤츠는 18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수면 시간을 조사했다. 참가자들은 6월보다 12월에 잠을 한 시간 더 잤다. 먹고 싸고 자는 인간의 여러 생리 현상이 어둠과 빛 리듬에 따라 진화해, 겨울 아침 일찍 일어나 밖이 어둑하면 우리 뇌는 ‘어두워서 할 일이 없으니 굳이 이불 밖으로 나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수면 문제가 없는 사람도 봄이 한창인 4, 5월에 적게 자고 겨울에 30분 넘게 더 자는 걸 보면 수면 시간에 계절성이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은 다 잠을 잔다. 닭은 횃대에 서서 자고 뇌를 번갈아 가며 절반씩 쓰는 돌고래는 헤엄치면서 잔다. 잘 때 동물의 뇌는 활동을 멈추고 그에 따라 움직임도 둔해져 주변 환경에 잽싸게 반응하지 못한다. 동물에 따라 특정한 장소나 자세를 고집하며 잠을 자는 모습도 흔히 관찰된다. 떠매 가도 모를 만큼 곯아떨어지기도 하지만 인기척을 느끼면 눈을 감은 채로 귀를 쫑긋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잠을 규정하는 특성은 뇌 활동에 전기적 변화가 생긴다는 점이다. 

(하략)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403202000005